새로운 마이크 - STC-20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새로운 마이크를 찾다, Sontronics사의 STC-20이라는 마이크가 싼 가격에 올라온 것을 발견하였다.
멜로망스 정동환님이 집에서 사용하신다는 기어라운지 글도 있어서 흥미가 일었다.
박스도 없고 여분의 쇽마운트 링이 없어서인지, 신품 30만원 제품을 10만원에 거래했다.
마이크 본체와 쇽마운트, 팝 필터는 모두 스크래치도 거의 없이 좋은 상태였다.

외관, 내부

무난한 검정색에 금색 포인트가 들어갔다.
먼지와 얼룩, 나사산에 약간의 쇳가루(사고 얼마 안 쓰셨다던데 진짜였나 보다)를 잘 닦아주었다.

하단부를 반시계로 돌려서 풀면 저렇게 내부와 원통이 분리된다.
아래쪽에 있는 은색 뭉치는 출력 트랜스포머로, 약간의 특색을 더해준다.
있다고 무조건 좋은것도, 혹은 반대로 없다고 무조건 좋은것도 아니다. 취향 차이다.
전자 부품은 일반 보급형 부품들로 보인다.
고급형 부품은 아니지만 MXL처럼 작고 저렴한 원가절감 부품은 아니다.

비교를 위한 라우텐 LA-220의 내부 사진
내부 부품 비교를 위한 라우텐 LA-220의 사진이다.

마이크 캡슐(맨 윗부분 그릴망 안쪽의 금색 부품,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는 제일 중요한 부품)도 싼 마이크 치고 제대로 된 LDC 캡슐이다.
AT2020같은 싼 마이크들은 백 일렛트릿이라고 하는 타입의 캡슐을 쓰는데, 대부분 소리특성이 좋지 않고 소형화에나 적합하다.

다시 조립할 때는 본체를 바닥에서 바라보면 약간 튀어나온 부분이 있는데, 원동 윗부분에 조금 파여있는 부분을 맞춰서 자리를 잡아주고, 하단부를 꽉 조여주면 된다.

쇽마운트, 팝필터

해당 제품의 쇽마운트는 팝필터를 끼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별도로 팝필터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좋다.

소리

첫 인상은 깔끔하다.

중립적이지 않고 약간 밝은 편에 속하지만, AKG C414나 Audio Technica AT4040 시리즈처럼 과하게 샤랄라~ 하게 밝지도 않다.
주파수 그래프를 보면 더 확실한데, 초고역대의 15k ~ 20kHz가 저 상기한 마이크들보다 덜 올라와 있다.
하지만 무려 2kHz에서부터 10kHz까지 부드럽게 올라가기 때문에 확실히 밝은 쪽이고, 3.5k ~ 4.5kHz 대역에 조심해야 한다.

저역대만을 보았을 때, 텅 비지도 않았고 과해서 먹먹하지도 않다.
딱 필요한 만큼만 있는 느낌으로 EQ로 만졌을 때 잘 받아주는 느낌은 있었다.

STC-20
STC-20의 주파수 그래프.

NT1, NT1A
NT1, NT1A의 주파수 그래프.

C-414
C414의 주파수 그래프.

AT4040
AT4040의 주파수 그래프.

실제 믹스에서라면 적정 거리에서 녹음하고, 3~4kHz만 조금 제어해주면 그대로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 부분에서 더 장점인 것이, 쇽마운트에 팝필터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적정 거리를 유지하기에 아주 편리하다.

음질적으로도 나쁜 부분은 없다.

실제 녹음시 잡음이 다른 마이크보다는 조금 더 들어가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LA-220
LA-220의 주파수 그래프.

당장 가지고 있는 컨덴서 마이크가 라우텐 오디오의 LA-220밖에 없어 이를 기준으로 비교해보았다.
FabFilter Pro-Q 3 의 EQ Match 기능으로 둘을 맞춰보면, 역시 중-고역대에 걸쳐 밝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3kHz가 깍인것은 STC-20쪽이 아닌 LA-220의 주파수 응답이 플랫하지 않고 깍인 것이기 때문으로, 실제로는 플랫에 가까울 것이다.

결론

신품가 30만원, 중고가 10만원대 초반에 구할 수 있는 아주 괜찮은 마이크다.
과하지 않고 적절하게 밝기 때문에 적당한 발라드에서 완전 팝까지 폭 넓게 잘 어울릴 것 같다.
아예 부드러운 감성의 곡에는 다른 마이크를 쓰는게 낫겠지만, 별도의 팝필터를 사용해 더 가까이 붙어 근접효과를 노려본다면 가능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