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에 컴프레션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컴프레서가 두 개 있다면 그건 아마 LA-2A와 1176일 것이다.
나도 처음 믹싱을 배울 때 가장 먼저 접했던 컴프레서들이고, 매뉴얼에 쓰여진 특성들을 읽어보고 이해했다 생각했다. 하지만 몇 년 동안 컴프레서들과 싸우다 보니 점점 알게 되는 것들이 늘어나고 다시 매뉴얼을 보니 뒤늦게 깨닫는 것들이 있었다.
이 포스트는 둘 중 1176 컴프레서에 대해 정리해보려 한다.

1176

WAVES 1176

1176 컴프레서는 입출력 레벨과 어택, 릴리즈, ratio를 선택할 수 있는 컴프레서로 LA-2A에 비해 조금 더 사용자 친화적이다.
하지만 인터페이스에는 드러나지 않는 중요한 특징들이 존재한다.

1176 ratio orig
1176 ratio
from 1989 ueri 1176 LN manual

가장 큰 특징은 1176의 Threshold와 knee가 선택한 Ratio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낮은 Ratio에서는 낮은 threshold가 적용되어 작은 크기에도 컴프레션이 걸리지만 그 정도가 약하다.
반대로 높은 Ratio에서는 높은 threshold가 적용되어 큰 소리에만 반응하지만 더 과격하게 컴프레션이 걸린다.
이는 SSL의 컴프레서들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으로 세팅마다 비슷한 정도의 gain reduction이 걸리도록 고안한 것이다.

release in
release out
https://www.uaudio.com/webzine/2004/february/text/content2.html

또 하나의 특징은 LA-2A, Faiechild 670 등에도 나타나는 ‘Program dependent’ Release이다.
1176에 threshold는 넘어서는 짧은 입력을 주었다면 Release 시간도 짧게 나타나지만 긴 시간동안 threshold를 넘는 입력을 주었다면 Release 시간이 길게 나타난다.
이는 위 사진에서 좌측의 입력을 주었을 때 우측의 출력에서 확인할 수 있다.

Ratio 또한 programdependent한 특성을 가진다.
입력 신호의 transient는 설정한 ratio로 컴프레싱하지만 그 이후에는 항상 ratio가 올라간다.
이때 올라가는 ratio의 양이 입력 신호의 특성에 따라 변한다.

WAVES 1176

마지막으로 1176는 생각보다 높은 saturaion 특성을 가진다.
이 컴프레서의 경우 comp off 옵션을 켜서 단순히 신호를 통과시키기만 해도 사진과 같이 아주 많은 배음이 생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아날로그 하드웨어 장비들을 시뮬레이션한 플러그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지만 1176의 색채감이 제일 유명하다.
위 그래프에서 흰색이 bluey 버전이고 붉은색이 blacky 버전이다.
이는 1176의 시기에 따른 다양한 버전에 따른 특성과도 연관이 있다.
가장 유명한 두 버전은 rev B 라고 불리는 은색/파란색 버전이고 rev D/E 혹은 LN 이라고 부르는 검은색 버전이다.
이 둘은 컴프레서의 커브, 어택과 릴리즈 시간 특성, 입출력 톤 등이 조금씩 다르다.
rev B의 경우 조금 더 펀치감이 있고 고음역대가 조금 더 강조되고, rev D/E의 경우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이 있다.
이러한 saturation은 전체 믹싱 시 다양한 플러그인으로부터 쌓이므로 신경쓰지 않는다면 금방 소리가 탁해질 수 있다.

읽을거리

https://abbeyroadinstitute.nl/blog/the-1176/ https://help.uaudio.com/hc/en-us/articles/4419447352980-UA-1176-Classic-Limiter-Collection-Manual https://www.uaudio.com/webzine/2004/february/index2.html https://www.waves.com/1lib/pdf/plugins/cla-76-compressor-limiter.pdf